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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폭력의 언어

18년 전쯤 된 것 같다. 댈러스를 방문했을 때 The Fifth Floor Museum(5층 박물관)을 찾은 적이 있었다. 나는 처음 이 생소한 이름의 박물관에 의아해했다. 1963년 11월 John F Kennedy 대통령 저격 현장을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오픈카를 타고 Dealey Plaza를 지나고 있었다. 이때 인근 빌딩 5층에서 총탄이 날아왔다. 리 하비 오즈월드가 교과서를 저장하고 있는 5층 건물 창을 통해 쏜 총알이었다. 케네디는 머리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박물관에는 당시 비극을 말해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암살 동기, 배후에 대해서는 대답이 없었다.     언젠지는 기억이 나지 않은데 워싱턴DC 방문 중 Ford’s Theatre(포드 극장)을 찾았다. 1865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이 극장에서 Our American Cousin이라는 연극을 보고 나오다 발코니에서 John Wikes가 쏜 총을 맞았다. 저격범은 남북전쟁 후 노예해방을 단행한 링컨을 저주한 사람이었다.     1981년 로널드레이건 대통령은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연설을 하고 나오다 힌클리 주니어가 쏜 총을 맞았다. 대통령은 심각한 부상을 당해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열흘간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미국 역사를 보면 이 밖에도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 시어도르루스벨트 대통령 등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암살됐거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범행동기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주’가 극단적인 폭력을 일으키게 했을 것이다.   폭력은 그들이 외친 마지막 언어, 메시지였다. 지난 토요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총을 맞았으나 하늘의 도움인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저격범은 20살 청년, 동기는 아직 모호하고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총알은 트럼프의 오른쪽 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가 연설 중 밀입국자 숫자 차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지금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피를 흘리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모습을 잡은 이미지는 길이 역사에 남을 것이다. 성조기기 펄럭이는 파란 하늘, 어떠한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투쟁하겠다는 강렬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트럼프는 별난 사람이다. 그는 수많은 물의(Controversy)를 일으키며 살아왔다. 이 나라에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으로 갈라져 있고 이런 극단적인 사건에도 큰 인식의 변화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석 달 반 동안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모두 지금은 극단적인 선거 운동을 피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막판으로 갈수록 온도는 상승할 것이다.   11월 5일 밤을 상상해본다. 어차피 바이든, 트럼프 둘 중 한 사람은 패배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상하원이 어떻게 될지도 의문이다. 현직은 큰 실책이 없는 한 재선됐다. 바이든이 첫 번째 토론에서 처절할 정도로 초라한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 암살시도라는 악재를 이기고 승리한다면 기적이다. 두 번의 탄핵, 검찰에 기소돼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이 또한 기적이다. 아직 이야기는 진행 중이다. 클라이맥스가 이어지고 스토리는 결론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과정이 너무 길어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언젠가 결론에 도달할 것이지만 스토리가 그때끝날지 의문이다. 언어의 폭력, 총탄의 메시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기다려 봐야겠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폭력 언어 대통령 트럼프 케네디 대통령 로널드레이건 대통령

2024-07-16

트럼프 전 대통령, 34건 혐의‘전면 무죄’주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맨해튼 지검이 제기한34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 짙은 파란색 양복과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트럼프 타워에 있는 뉴욕 자택을 나섰다. 그는 트럼프 타워에 모인 군중들에게 번쩍 손을 들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평소와 달리 무표정 했다. 트럼프는 차 안에서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글을 올렸다. 그는 '법원으로 가는 길. 맨해튼 남부로 향한다"고 적었다. 또한, "정말 초현실적인 것 같다. 그들이 나를 체포할 것이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심경을 밝혔다.     군중들과 취재진은 트럼프가 법원에 들어가기 전, 짧은 성명을 발표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과 보좌진들과 함께 곧장 법원 건물로 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절차를 위해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경찰을 지나 법원 복도를 지나갔다. 역시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수갑이 채워지지 않았다. 지문은 채취 당했으나 머그샷도 찍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형식적이었지만 진중했다. 뉴욕 시정부가 이 날의 절차가 거대한 국가적 혼란의 기폭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거리에 나선 시위대의 인원은 예상보다 적었다.  취재진보다 적은 인원의 시위대들은 법원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친트럼프'와 '반트럼프' 시위대 간에 산발적인 충돌은 있었지만, 대체로 혹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2024 대통령 트럼프, 다시 미국을 구하자'는 깃발을 들고 이곳을 찾은 머린 오타리는 "끔찍한 마녀사냥"이라며 "그들이 트럼프를 무너뜨리려 하지만 결백하기 때문에 결국 실패할 것이고 그가 이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와 달리 미국민들의 눈과 귀는 하루종일 '트럼프 기소 인증 절차'에 몰렸다. 주요 언론들은 이 날의 '이벤트'가 '미국 역사적 변곡점의 서막 '이 될 것이라고 떠들어 댔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맨해튼 지검의 혐의는 총 34건이다. 혐의는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 돈 지급을 위한 관련 범죄'로 앨빈 브랙 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업 문서 조작은 뉴욕주에서 형사 기소가 가능한 중범죄로, 불리한 정보와 불법 행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기업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소인부절차를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4일 법원에서 다시 검찰과 변호팀의 의견을 듣는 '의견 청취 절차(Hearing)'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맨해튼 지검은 재판을 2024년 1월 시작해달라고 요구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이뤄지는 시기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내년 봄 이후"를 주문했다.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폭력이나 시민 불안을 선동할 가능성이 있는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 절차를 마치고 법원에서 나와 곧바로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연설을 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지지자들의 성원과 바이든 정부에 대한 저항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2016년 대선 직전 전 포르노 배우와의 불륜관계에 대해 입막음 비용 지불 의혹 등에 대해 뉴욕주 대배심에 의해 30일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물론 공화당 대부분은 이번 '기소 사태'를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맨해튼 검찰 기소의 핵심은 트럼프의 전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증언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저격수 노릇을 생업으로 삼는다"는 코언의 신빙성 문제로 재판이 진행될 경우 배심원단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이같은 이유로 뉴욕 남부지검 연방 검사실은 지난 2019년 스토미 대니얼스 관련 혐의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포기했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2021년에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대통령 선거에 관한 비자금 혐의가 연방선거법 위반 사항임으로 연방검찰, 즉 법무부가 기소해야 한다는 해석 역시, 맨해튼 지검의 기소가 "월권 행위"라는 비난도 받는다.   한편 트럼프 기소에 성공한 맨해튼 지검 엘빈 브래그 검사장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로부터 2021년 맨해튼 지검 검사장 선거 당시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우회적으로 지원 받았다.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 심판'이라는 검사장 선거 당시 '공약' 이행에 일단 성공하며 '민주당 진영의 히어로'로 등극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트럼프 대통령 대통령 트럼프 반트럼프 시위대 트럼프 타워

2023-04-04

"한미정상회담, 짜인 각본 전혀 없어 예측 불가" 대통령 전용기 기내간담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짜인 각본이 전혀 없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21일 워싱턴으로 오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밝혔다. 기내 간담회에서 정 국가안보실장은 "대개 정상회담은 사전에 많은 조율이 있고 합의문도 99.9%까지 사전에 조율이 끝나는 게 관행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그런 거 일체 없이 그야말로 정상 두 분이 두가지 토픽만 갖고 만나는 것"이라며 "6.12 싱가폴 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지, 합의를 이룰 경우 그 합의를 어떻게 잘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두 정상간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두 정상 간 만남을 위주로 이뤄진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 정상회담과 달리 딱 두 정상간 만남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오찬 모임이 있긴 하지만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솔직한 의견 교환을 갖는 식의 모임을 하자, 이렇게 한미간에 양해가 돼 있다"며 "그래서 사실 수행하는 저희들도 두 분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하실지 예측을 전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첫째 목표는 6.12 싱가폴 정상회담 성사, 둘째는 한국이 바라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어떻게 두 정상이 그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으로 저희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국가안보실장은 전용기 안에서 뉴욕타임즈의 최근 보도에 대해서도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정상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당신의 설명과 북한의 태도가 왜 다르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제가 정상통화에 배석했는데 그런 거 없었다"고 답했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2018-05-21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에 ‘북 태도’ 해석 구해”

내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태도 돌변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해석'을 구하는 등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백악관 관료들 사이에선 북한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20일 WP는 '트럼프 북한의 강경 돌변에 대해 한국에 조언을 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이 태도를 강경하게 바꾼 배경 등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해석'을 구했다"며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파악한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30분에 조금 못 미쳤다고 한다. 이는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전격 중지한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최근의 정세 변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WP는 "두 정상의 통화는 '북한이 비핵화 합의 도출에 진지하지 않은 것 같다'는 우려가 백악관 내에서 확산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며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계획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2018-05-20

문재인 대통령 21일 오후 워싱턴 도착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시간 21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미동부시간 21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한다고 청와대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18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오는 문 대통령은 21일과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일정을 갖는다. 남관표 제2차장은 "한미 두 정상은 지난 1년 남짓 되는 기간 동안 이번을 포함해 4차례의 정상회담과 14차례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왔다"며 "이번 방미 기간 중 열리는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5번째 정상 간 만남"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에 21일 저녁 도착한 문 대통령은 지난 방문에서도 머물렀던 영빈관에서 1박을 할 계획이다. 다음 날인 22일 오전 문 대통령은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과 접견할 예정이다. 백악관에서의 공식 일정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오경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갖고 이후 자리를 옮겨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늦은 오후에는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과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해 같은 날 오전 재개관되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 제2차장은 "박정양 대한제국 초대 공사 및 공사관 관원 이상재·장봉환의 후손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일정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출발해 한국시간 24일 목요일 새벽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 제2차장은 이번 회담의 의의와 기대성과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을 약 3주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만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한미 정상이 그간 빈번한 전화 통화를 통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온 것을 넘어 직접 양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나아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중점적이고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 제2차장은 "이번 방문은 한미 정상 간 우의와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 간 동맹과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기반도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2018-05-19

[발언대] 문재인 정부의 '사회주의 실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법정 구속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그동안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골격은 최저임금 16%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공기업 노동이사제, 81만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아동수당 지급, 기초연금 인상 등이다. 이는 37년 전 중도 좌파 미테랑 대통령 시절의 프랑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미테랑 정부의 급진적 사회주의 꿈은 2년도 채 안돼 좌절됐다.가중되는 실업과 인플레이션, 성장 없는 분배에 따른 재정 적자, 중산층의 불만 등이 원인이었다. 문재인 정부 1년을 돌아보면 이와 비슷한 것 같다. 20세기 후반 3차 산업 세대가 일구어 놓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 3만 달러 개인소득이 있기까지 노심초사 땀흘려 키워온 기업을 적폐로 보아 몰아붙이고 있다. 그 결과 생산성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련의 급진적인 개혁도 또 다른 적폐를 만들고 있다.촛불시위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한 민주노총·시민단체 등은 이미 기득권 세력으로 부상했다. 남북회담, 북미회담에 가려져 축소된 '드루킹 게이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필자는 두 차례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질의를 했다. 하나는 현 정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였고 또다른 하나는 지금 정부의 지향점은 민주주의인가 사회주의인가였다. 이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과 개혁이라는 요란한 캐치 프레이즈를 걷어내야 한다. 동시에 지난 1년간 실험한 사회주의식 정책에 대해서도 온 국민 앞에 내놓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민을 거스르면, 국민은 그 정부를 버린다는 것이 준엄한 역사적 교훈임을 문재인 정부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임낙주 / LA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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